김충렬 박사의 ‘부부상담’ 기초이해
부부란 본래 서로 다른 남녀가 만나 신비한 결합을 이룬 것이다. 이 남녀의 결합은 결혼을 기초로 하기에 결혼생활, 부부생활, 부부관계 등의 용어를 동일한 의미로 사용한다. 부부는 생활하면서 다양한 변화를 함께 경험하는데, 그 변화에 공동으로 대처하거나 새롭게 적응해야 한다. 이러한 변화에 잘 적응하지 못하면, 갈등이 일어나 부부의 의미가 달라지는 상황으로 발전된다. 그것은 부부에게 변화의 적응을 위해 부부간 조화, 결혼에 대한 올바른 인식, 공동의 협력 등이 요구되는 이유이다.
1. 부부의 갈등과 그 증세
일반적으로 부부간 갈등은 심리적 이해문제와 관련된다고 본다. 그것은 주로 남편이 아내의 여성적 심리를 헤아리지 못하고 남성의 입장에서 아내의 심정을 무시하거나 학대하는 경우이다. 반대로 아내가 남자의 심리를 헤아리지 못하고 마찰을 가중시키는 현상이다. 부부의 갈등은 우선 서로 간에 자신이 무시되고 있다거나 자기를 이해해 주지 않는다는 것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그것은 서로 간의 이해의 문제이며, 사랑의 차원이라고 볼 수 있다. 다음에는 욕구불만족으로 인한 경우가 발전된 상태이다. 욕구불만에 의한 것은 그 정도에 따라 다른 측면이 있는데, 강하게 갈등을 느끼는 경우에는 흔히 부부파탄으로 발전할 성격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주의력이 요구된다. 그 특성은 다음과 같다.
1) 부부갈등의 원인
부부갈등이 일어나는 원인은 다양하다. 한 가지 문제로도 일어나지만, 대개 복합적 특성이 작용하는 점에서다. 일반적으로 부부갈등의 원인으로 대개 다음과 같이 있다. 주는 것보다 받는 보상이 적다고 느끼는 경우, 부부 중 한 사람의 요구가 다른 쪽 요구와 충돌할 때, 전통적이고 규범적인 부부관계나 결혼양식, 가족관계 등을 거부할 때, 상호간 부정적이고 부적절한 부담이 지속될 때, 원만한 성생활을 할 수 없을 때, 경제적 문제와 삶의 가치관이 다를 때, 각자 일에 비협조적이라고 생각할 때 등이다. 여기서는 가장 대표적인 원인을 다루고자 한다.
첫째로 사회적인 제도에 따른 원인이다. 우리의 사회제도는 서양과는 매우 다르다. 그것은 서양은 부부가 중심이 되어 둘이 사랑하며 살아가는 관계라면, 우리는 결혼이 개인 대(對) 개인이 아니라, 집안 대 집안이 된다. 그래서 결혼하여 집안의 어른을 섬기거나 시댁의 가족을 챙기는 일로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실제로 그것이 갈등과 위기의 문제로 발생하여 이혼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우리 사회제도 때문에 최근 젊은이들은 서양의 방식을 선호하여 외국인과의 결혼도 쉽지 않게 이루어지고 있다.
확실히 우리의 사회제도는 결혼에서 여러 가지 문제를 유발할 개연성을 갖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콜린즈(G. R. Collins)는 인간의 긴장 상태 가운데 ‘외부의 압력’을 언급하고 있다. 그것은 외부의 압력이 친척들, 자녀들의 많은 요구와 친구들과의 관계, 직업 등이 주는 요구들의 압박이라는 것이다. 이 압박의 문제가 갈등의 원인이 되어 갈등과 위기에 처할 수도 있다고 그는 주장한다. 이런 점은 특히 한국적인 상황에서의 가정생활은 아직도 외부의 압박인 고부간의 갈등이라든가 자녀문제, 친척들 간의 간섭과 방해, 직업선택의 문제와 실업 등에서 오는 압박이 부부간의 파탄으로 이어지는 현상을 볼 수 있다.
둘째로 경제에 따른 원인이다. 최근 부부 또는 가정에서 경제의 문제가 중요시되고 있다. 경제 문제로 이혼이 증가하는 현실이 이를 입증한다. 부부가 맞벌이를 현상이 자연스럽고, 부부가 경제를 위해 직장에 매달리고 헌신하다 가정이 병드는 경우도 속출하고 있다. 에리히 프롬은 재산에 대한 문제가 ‘인간의 선천적 특성’이라고 말했다. 가정생활에서 경제적 문제는 도외시할 수 없는 일이다. 부부가 경제적 손실을 크게 당하면 이겨내지 못하고 좌절하여 긴장, 공포, 무기력, 무질서, 혼란 등을 나타내게 된다. 이때 부부간 인식부조화 현상으로 주체할 수 없는 대립 현상이 일어나 위기를 맞게 된다.
패슨(R. Phason)은 패배케 하는 인간의 태도는 반항, 불평, 걱정, 자아연민이라고 했다. 반항함으로서 부부는 미소가 사라지고 이기적인 마음이 싹트기 시작한다. 그리고 불평불만을 털어놓게 되어 배우자의 감정을 상하게 하고 급기야는 분노를 일으키게 된다. 그리고 걱정으로 말미암아 평화와 기쁨과 안식을 잃게 한다. 그래서 약한 마음 상태를 즐기는 자아연민에 빠지기 쉽다는 것이다.
직장 일에만 몰두하는 오늘의 남편들은 가정생활에서 낙제생인 경우가 많다 .그래서 직장에서는 ‘일의 노예’, 가정에서는 ‘하숙생’으로 살아가는 모습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이러한 형태는 직장인들은 “귀가 공포증”으로 불리는 신종 사회병리 현상을 유발시킨다. “사람이 자기 역할이 무엇인가를 간결하게 정의내리기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고 뉴스위크 기사는 보도한다. 역할 변화는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발생되어져 왔다. 역할변화의 다양성은 산업화와 전문화, 여성해방 운동으로 인한 의식구조 변화, 경제적 역할 분담으로 인한 여성의 취업, 핵가족화로 인한 여성의 지위와 변화, 그리고 생활주기의 변화로 생긴다. 더욱 심각한 것은 가정보다 직장 우선 원칙을 요구하는 오늘날 기업문화가 부부 사이의 위기를 일으키고 있다.
셋째로 권태의 문제이다. 오늘날 남편과 아내의 관계는 전통적인 남존여비의 사상을 그대로 전수받은 데서 시작된다. 남편이 아내보다 우월적 위치에서 시작된다. 한편 여성해방운동과 여성의 경제적 지위와 역할에 의해 남성과 평등해 지려는 사상이 비등해지고 있어, 부부간 갈등 현상이 고조되고 있다. 부부는 대등한 입장에서 연합되어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사회적으로 의존하면서 기능하는 인격체이다. 그러므로 부부간 사회적 역할이 다르더라도 그 역할로 말미암은 우월성의 주장보다, 피차 쌍방통행의 보완적 일치로 성장해야 한다. 반면 권태란 성장의 부족과 직접 연관되어 있다. 그것은 공허와 싫증으로 지침을 뜻한다. 인간의 본성은 어느 정도 균일성, 안정, 습관을 즐기지만, 인간은 또한 변화와 다양성도 추구한다. 결혼생활에서는 이러한 변화와 다양성이 줄어들게 될 때에 권태가 찾아든다.
부부는 둘만 있을 때는 침묵 또는 무관심이 지배하게 된다. 특히 과거 부부가 함께 경험했던 활력과 즐거움을 나눈 경우 그 권태감을 더 크게 느껴지게 된다. 이 권태는 배우자로 하여금 결혼 생활에 마땅히 있어야 할 교제와 친교를 구하기 위하여 다른 곳을 바라보게 함으로써 부부갈등의 한 국면을 맞을 수가 있다. 이와 관련하여 의사소통의 문제는 부부관계를 강화하는 관문으로 취급된다. 의사소통이란 우리 몸에 산소가 중요한 것만큼이나 중요한 것이기 때문이다. 또 의미 깊은 의사소통의 기술을 지니지 못하고 결혼생활에 진입하면 환멸감을 거의 피할 수 없으며, 별거나 이혼의 빈도가 증가될 수 있다. 그러면 의사소통 실패는 왜 일어나는가? 그 원인의 하나가 대화의 단절이라고 본다면 과연 대화란 무엇인가?
‘대화’라는 영어단어는 커뮤니케이션(Communication)인데, 그 어원은 공통 또는 공유라는 뜻을 가진 라틴어 ‘Communis’라는 단어이며, 여기서 ‘munis’라는 말은 자기의 의무를 다하는 사람을 의미한다. 쉽게 정의하면 대화는 저마다의 생각과 감정 등 경험으로 나누어 공유하는 과정이라고 말 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의사소통에 문제가 발생하면, 남편과 아내가 전혀 대화를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부부가 서로 자녀문제나, 돈, 사회적 챔임, 집 손질 등의 이야기를 주제로 대화하지만, 서로의 감정적인 대화가 없다는 것이다. 서로간에 목표와 꿈이 어떻게 달라지고 있는지, 그리고 배우자의 어떤 행동 중 어떤 것이 자기를 기쁘게 하고 자기를 불안하게 하는지, 그런 대화가 결핍될 때 위기가 된다는 것이다.
건강한 가정은 구성원들 간에 즉 부부간에, 부모와 자녀 사이에 진솔한 대화를 자주 나누어야 한다. 진실하고 솔직한 대화를 할 수 있다는 것은 심리적으로 친밀하다는 것을 의미하며, 말을 끊임없이 취사선택해야 하는 인간관계는 그 거리가 멀다는 것을 의미한다. 서로를 지지하고, 존재가치를 느끼게 하며, 기회 있을 때마다 애정을 가지고 말하고 행동하면 가족은 더욱 소속감을 느끼고 만족을 얻게 될 것이다.
2) 부부의 갈등과 성-문제
부부간의 성-문제는 가장 중요한 갈등과 위기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부부의 성은 부부의 갈등과 위기에 깊이 관계되기 때문이다. 물론 성이 결혼생활의 전부인 것은 아니지만, 부부관계의 목적은 성적 관계로 출발한다. 그럼에도 우리 사회는 성에 대한 논의를 삼가 왔고, 심지어 기피하는 경향이 많았다. 임상경험에 의하면 한국의 부부는 성생활에 대한 대화를 꺼리는 경향이 강하지만, 결혼 만족과 성(性) 만족도는 비례한다. 수많은 부부의 갈등과 위기는 성적 갈등과 혼란에서 옴을 의미한다. 성이 원만하지 못한 상태에서 부부는 만족 대신 오히려 분노의 원인이 되고, 하나가 되는 근원보다는 갈등과 위기의 요인이 되는 점에서다.
이런 점을 생각하면 우리는 성에 대한 이해를 정확하게 할 필요가 있다. 성에 대한 이해는 ‘많은 부부가 성 문제를 가지고 있을까?’, ‘부부사이에 성은 과연 무슨 역할을 할까?’ 등의 질문과 관련된다. 이에 대하여 우리는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첫째로 부부생활에서의 성은 의식과 무의식의 강력한 의사소통이다. 성을 통해 부부는 강력한 의사소통을 하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성교는 육체적 행위 이상이다. 그것은 부부의 연합을 확신케 하며 촉진시키는 수단이다. 실로 성교는 독특한 대화의 형태이다. 성교에 대해 가장 의미심장한 것은, 어떤 말이나 행동이 따를 수 없는 용어를 남편과 아내에게 제공한다는 사실이다. 사랑은 적합하게 표현할 용어가 필요한데, 성교는 바로 그 문장이 되어준다.
둘째로 성은 부부생활에 있어 스트레스를 해소한다. 부부의 성교는 그 동안 쌓였던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효과가 있다. 그래서 부부가 싸우고 나서 관계를 가지면, 풀리는 효과가 있다. 반면 그것으로 인해 관계를 갖지 않으면 더 불만이 축적된다. 이런 점을 고려하여 결혼할 때 주례자는 부부가 싸우더라도 분방하지 않을 것을 약속해야 주례한다는 다짐을 받기도 한다. 그것은 성교의 신비라 해야 한다. 성교를 통하여 서로가 불만이 해소되고 하나가 되는 비밀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셋째로 부부생활에서의 성은 원기회복의 효과가 있다. 그것은 성교를 통하여 막혔던 정신의 답답함이 뚫리고 정신이 새로워지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현상은 물론 신체는 피곤하다 해도 정신은 새로운 상태를 경험하는 데서 알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성 관계는 규칙적이고 계속적이어야 한다. 관계를 원한다고 하고, 싫다고 하지 않으면 부부간에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이런 관계의 정확한 횟수를 말할 수 없지만, 부부가 채워지지 않는 성욕 때문에 긴장되거나 배우자가 다른 데서 만족을 찾으려는 유혹을 피할 수 있도록 적당히 조절해야 한다.
넷째로 부부생활에서의 성은 쾌감 증진의 효과가 있다. 부부사이의 성의 역할은 즐거움이다. 부부의 성생활은 즐거움을 위해 있는 것이다. 그것이 비록 감각적이고 쾌락적이라 해도 부부의 성생활은 아름다운 것임을 나타내기 위해, 성적 포옹의 즐거움과 아름다움을 인정하는 것이다. 다만 인간의 성욕은 자신만의 만족을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배우자를 위한 것이고, 자신의 몸에 대한 권리가 배우자에게 있다는 사실은 무시되지 말아야 한다.
다섯째로 부부생활에서의 성은 음행을 예방해 준다. 이혼의 원인 중 배우자의 부정은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혼 원인에서 미뤄볼 때 실제 이혼 원인의 60% 이상이 배우자의 부정 때문이다. 성 관계 횟수가 갈등의 원인 된다든지 부부 중 한편의 성적 욕구가 눈에 띄게 감소될 때 갈등의 원인이 된다. 남자의 성 기능은 10대 후반 최고의 절정에 달한다. 발기가 신속하고 회복도 빠르게 나타나다 10대 후반이나 20대가 되면 서서히 회복의 속도가 느려진다. 그러나 40대 중년이 되면 상황은 다르게 나타난다. 40대 중년이 사춘기의 청소년이나 청년기와 같은 성 기능을 기대한다면 잘못이라 말한다.
아내가 남성의 이러한 생리적 변화를 이해하지 못하고 과거의 경험만을 요구하면, 보이지 않는 위기와 갈등이 일어나게 된다. 성의학자인 매스터즈와 존슨(W. H. Masters & V. E. Johnson)은 나이 든 남성이 성 불능을 일으키는 요인을 반복적 관계의 단조로움, 직업이나 경제적인 문제의 집착, 정신적 혹은 육체적 피로, 과음이나 과식, 남자 혹은 여자 쪽의 정신적 혹은 신체적 병, 성행위 실패에 대한 두려움 등 6가지로 말하고 있다.
여기에 중요한 것은 감정적 원인이 성 기능의 상실에 가장 크게 작용하는 원인이라는 점이다. 자존심이 상할 정도로 업무에 스트레스가 쌓이면 성생활 의욕도 감소되는 수가 있다. 성생활을 개선시키려면 관심을 자신으로부터 돌려 아내가 원하는 것에 두어야 한다. 그런 면에서 부부관계의 성은 좋은 것이라는 전제에서 비롯된다. 그리고 서로의 사랑을 창조하는 관문으로서 서로를 수용하고 용납하는 것으로 전인생활에 영향을 미친다.
3) 부부갈등의 증세
부부갈등은 대개 결혼을 통해 얻고자 하는 기대와 바람이 무산되는 결과로 인해 일어난다. 부부는 결혼을 통해서 성취하려는 기대와 바람을 갖는다. 그것은 생활의 안정, 존재의 가치, 지위와 업적, 자녀, 경제력과 성(性) 등 실로 다양한 것이다. 부부갈등은 이러한 기대와 바람에 대한 욕구불만이 갈등으로 나타나는 현상으로 볼 수 있으며 때로는 비현실적이고 불합리한 측면도 있다. 부부갈등은 조기에 개선 및 치료를 요하는 것으로 자칫 방치하게 되면 심각한 양상으로 발전하는, 즉 부부파탄에 이르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부부의 갈등의 증세는 대개 그 심각한 정도에 따라 초기, 중기, 말기로 구분된다. 이러한 구분의 기준은 보통 갈등의 초기 상태는 주로 상담이 이루어지지 않는 상태, 중기 상태는 다툼과 분쟁, 말기는 손찌검과 폭력 등에 기준을 두어 구분한다. 세 시기의 증세는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갖는다.
첫째로 욕구불만이 일어나는 초기 증세이다. 초기 증세는 서로에게 신뢰감이 무너지거나 서운한 감정, 욕구불만으로 인하여 심리적으로 서로에 대한 기대감이 사라지게 되는 상태이다. 그 결과로 서로 자신을 이해해 주지 않는 형태의 욕구불만과 오해가 기초를 이룬다. 초기의 갈등증세는 대개 고통스런 감정적 자극과 부정적인 반응현상을 수반하게 된다. 그러한 증세는 다음과 같은 심리적 현상을 수반하게 되는 특징이다. 자신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느낌, 대화를 하면 짐작으로 인한 오해가 생김, 대화할수록 마음의 상처를 받는다고 생각함, 마음의 상처로 인해 마음의 문을 닫음, 대화하면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다른 문제로 파급됨 등이다.
둘째로 다툼과 분쟁의 중기 증세이다. 중기 증세는 초기와는 달리 서로의 불만이 표출되는 현상으로 다툼과 분쟁이 자주 일어나게 된다. 이 경우 결혼을 후회한다거나 함께 사는 생활에 대한 어려움, 다른 상대자와 자주 비교를 하는 부정적인 감정이나 자극을 상호 교환하게 된다. 이런 것은 서로의 실망적인 심리에서 비롯된 것으로 일종의 공격성으로 발전하는 등 불만이 노골화 되는 경우이다. 이때 심하면 입에 담지 못할 욕설까지도 수반하는 양상을 보인다. 갈등의 중기 증세는 다음과 같은 현상을 수반한다. 그것은 대화가 항상 부정적으로 끝남, 대화가 계속되지 못하고 자주 중단 됨, 해결책을 못 찾고 싸움으로 끝남, 갈등과 마찰이 고착상태에 있음, 언쟁이 계속 악화됨 등이다.
셋째로 행동표현이 습관화된 말기 증세이다. 부부 갈등의 말기 증세는 초기 상담의 불통이나 중기의 다툼과 분쟁을 뛰어 넘은 행동력이 표현된다. 이 말기 증세는 부부파탄의 위험신호가 되는 것으로 보다 더 심각한 양상이 발생할 소지를 내포한다. 말기에 이르면 서로간의 멸시, 불신, 범죄, 변명 등이 심리적으로 작용하여 스스로 감정을 조절하기 어려운 상태에 이른다. 경우에 따라 자기도 모르는 잘못된 행동을 취할 수 있는데, 물건을 부수고, 심한 폭력을 가하는 형태 등이 일어날 수 있다. 이러한 말기는 다음과 증상을 수반하게 된다. 장기간의 침묵, 다투면 심리 및 신체적인 학대와 폭력이 발생함, 외도와 각종 중독(알콜, 마약, 도박, 성벽) 계속, 오랜 침묵으로 인한 별실 사용, 정신적 질환, 성격장애 등의 고질적인 문제 원인을 가진 만성적 측면이 추가됨 등이다.
부부 갈등은 위에서 제시한 증상을 참고하여 적절한 심리적 변화와 상담을 다루는 방법이 달라진다. 이와 관련해 부부 갈등은 초기 증세에서는 상담을 통해 간단히 해결할 수 있고, 중기에도 치료에 어려움이 없는 편이다. 그러나 말기에 이르면 장기적 치료가 요구되는 등 어려움이 따른다. 갈등의 골이 깊어져 다방면의 노력이 필요하고, 결과에 따라서도 반드시 긍정적으로 해결되지 않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2. 부부의 기본욕구와 갈등
부부생활은 남편과 아내의 기본욕구가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심리적 특성이다. 부부는 서로간의 역할 차이로 인한 심리적 양상은 흔히 대립적 성격을 띠게 된다. 그 결과로 남편에게는 지배성 심리가 대두되어 아내와 자녀를 지배하는 힘의 존재로 인식되기 쉽다. 이때 남편은 내면적으로 ‘당신이 제일이다’는 심리적 메시지를 아내로부터 기대 및 요구하게 된다. 반면 아내에게는 ‘의존’에 대한 안전심리가 작용하므로 아내에게는 남편으로부터 ‘당신은 나의 것’이라는 의존적 심리가 나타난다.
이러한 심리적 문제와 더불어 남편과 아내의 기본욕구가 각각 작용하여 갈등과 마찰의 원인으로 발전된다. 따라서 부부갈등의 주요 원인이란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으나, 실제로는 기본적인 욕구의 좌절에서 비롯되는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그 기본 욕구란 남편과 아내에 따라 동일한 면이 있지만 순위에 있어서는 차이를 보인다.
1) 남편의 기본적 욕구
남편의 경우 어떤 것을 가장 바라는 욕구일까? 남편의 욕구에 대해 여자들은 상당히 혼동하기 마련이다. 그것은 남자는 성을 우선적으로 밝힐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 때문이다. 임상경험에 의하면 이런 문제에 정확하게 알고 있는 여자들이 그다지 많지 않다. 솔직히 말하면 거의 모르는 경우가 많았다. 남편의 기본욕구는 다음의 순위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로 음식에 대한 만족감이다. 남자에게 음식에 대한 만족감은 생활의 기본이 된다는 점에서 1차로 중요하다. 대개 음식은 서로간의 깊은 심리가 통하는 특성도 있기 때문에, 음식이 통하면 마음이 깊이 통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이다. 사람은 누구나 성장하면서 맛있게 먹은 음식에 대한 추억을 갖고 있다. 특히 남자의 경우 어릴 때 어머니가 솜씨 있게 해주시던 특별한 음식을 그리워하는 특성이 있다. 시어머니를 달가워하지 않지만, 남편이 잘 먹었던 음식을 배우는 아내들이 있다. 그런 아내들은 음식으로 남편의 마음을 사로잡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남자들은 음식을 잘 하는 여자들을 좋아하는 경향이 있다. 음식을 통해 자신의 존재가 대우받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둘째로 성에 대한 만족감이다. 남편에게 음식이 먼저이고, 그 다음 성이 된다. 이 순서가 바뀌면 아내가 남편의 마음을 잘 모르는 것이다. 잘 먹고 난 후에야 비로소 성에 대한 생각이 일어나는 것이다. 성생활에서 느끼게 되는 성(性)의 만족감이다. 부부생활은 성생활이라 할 만큼 성이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남편의 성생활 만족감이 결여되면, 불만을 해소하려는 방책으로 다른 비정상적 관계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그것은 남자가 갖는 생리적 현상으로, 성에 대한 능동적인 속성과 그 발산에 기초하는 것이다. 물론 그러한 행동은 경우에 따라 가정파괴의 원인이 되는 외도로 발전될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셋째로 사회에서 자아실현의 문제이다. 남성의 자아실현으로서 사회에서 얻는 일종의 심리적 충족감이다. 남편은 결혼하여 사회적으로 직위가 높아감에 따라 수입이 증가하기를 기대한다. 그렇게 하는 것이야말로 남편이 아내와 가정을 사랑하는 방법이라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점에서 아내가 집으로 빨리 들어오라고 하거나 승진에 신경을 기울여주지 않을 때 내면적으로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이로 인해 남편은 대개 사회적으로 자신을 실현하는 정도에 따라 결혼생활을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자아실현감은 남자에게는 자신의 인생을 가늠하는 성격을 가진 것으로 본다. 남자에 따라서는 결혼이 그것을 위한 수단이 될 정도로 강한 집착을 보이기도 한다. 특히 남자는 나이가 들면서 이러한 심리가 크게 작용되면, 결혼에 대한 회의감과 좌절감, 인생에 대한 패배감과 절망감을 일으키는 등 부정적 심리 상태에 빠져든다.
2) 아내의 기본적 욕구
아내의 기본적인 욕구는 무엇일까? 아내는 남편이 돈만 많이 벌어주면 될까? 아닐 것이다. 이런 점에서 남자들은 여자의 마음을 잘 모른다. 아내의 기본적 욕구에 대해 다음 순위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로 심리적 만족이 중요하다. 여자의 심리적 만족은 1차적으로 아내에 대한 남편의 사랑을 의미한다. 여자의 사랑은 남편에 의한 것으로, 아내에게는 일차적으로 중요한 심리적 욕구이기 때문이다. 아내는 남편의 사랑을 위하여 결혼하고 가정을 이룬다. 그것은 아내에게 심리적 요인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때문에 남편은 아내의 심리적 요건을 배려하여 충족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결혼 후 남편은 대개 가족의 생계를 위해 바깥 세상인 사업이나 회사 일에만 집중하기 쉽다. 이로써 남편은 아내에게는 심리적인 것이 우선을 차지한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아내에게 이런 사랑을 기초로 한 심리적 불만족이 있으면, 남편에 대한 신뢰에 갈등이 일어나 인내심이나 안정감이 사라지게 된다.
둘째로 성생활에 대한 만족감이다. 아내에게도 성이 두 번째 욕구를 차지한다. 아내도 성에 대한 욕구로서 만족감이 충족되어야 한다. 이런 것을 모르는 남편들이 많다. 아내는 그저 돈이나 많이 벌어다 주면 되는 줄로 아는 것이다. 이제 시대가 변화되어 아내도 성생활을 중요시하며, 자기주장이나 자기표현이 달라지고 있다. 여성의 이혼사유 통계에 의하면 성생활 불만족으로 인한 경우가 25%를 차지한다. 그것은 이혼사유 순위에서 경제, 성격차에 이어 세 번째에 해당하며, 차츰 증가추세에 있다. 즉 성생활 불만족은 경제적 불만족(55%)에 이어 성격차이(30%)와 거의 같은 수준이다. 남편이 아내와의 성생활에 신경을 기울여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셋째로 경제적 안정감이다. 아내는 경제적 안정감을 원한다. 경제적 안정감은 남편이 사회적 자아실현을 바라는 것과 다르지 않다. 다만 아내에게는 경제적 안정감이라는 사실이 다르다. 아내의 경제적 안정감은 가정적인 것을 기준으로 한 일종의 자아실현감이기 때문이다. 다만 여성은 남성의 사회적 측면보다는 가정적 생활측면에서 기준을 삼고 있는 점이 다르다. 물론 경제적인 안정감은 아내에 따라 차이가 있는데, 적어도 자신이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가정적 생활수준이 기준이 된다. 이런 경우 적어도 자신이 바라는 가정의 경제적 정도가 어느 정도 되어야 한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그대로 아내의 경제적 안정감은 사회적인 성격이지만, 이는 가정적인 것이라고 볼 수 있는 이유이다.
부부에게 기본적인 요국의 충족은 매우 중요하게 작용한다. 부부가 이러한 기본적 욕구에 불만족이 일어나면, 욕구의 충돌을 일으켜 점차 부부간 파탄으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은 특성상 처음에는 증상이나 강도가 미약하나 시간 경과에 따라 심도가 차츰 다르게 발전한다. 그것은 서로의 갈등으로 인한 마음의 상처가 치유되지 않을 때 상처의 골이 깊어지거나 가중된다는 점에서 부부파탄은 대개 일시적 또는 돌발적으로 야기되기보다는 결혼 초기부터 생겨진 마음의 상처가 치유되지 않으면서 심화되는 현상의 결과이다. 그 결과 부부의 신뢰감이 무너지고 심리적인 상처의 골이 깊어져 최소한 2-3번의 이혼을 결심하기에 이른다.
출처 : 크리스천투데이 ( https://www.christiantoday.co.kr/news/27626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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